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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쌍문동 게임, '오징어 게임' 촬영지에 엿보이는 쌍문동

번창쌍수미. 어릴 때부터 살던 동네 근처에서 만난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많이 살던 동네 앞 글자를 떼서 만든 단어입니다. 강북구 일대에 있는 번동, 창동, 쌍문동, 수유동, 미아동입니다.

그래서 번창쌍수미는 가장 익숙한 동네이기도 합니다. 둘리, 유재석, 송승헌, '응답하라 1988'의 동네들.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축구 끝나고 찾곤 했던 쌍문동 맥도날드에 대한 기억 그리고 지금은 우이천을 따라 달리다보면 도착하는 동네이기도 하고요.

넷플릭스 역대 최고 인기 드라마로 등극한 '오징어 게임'의 배경도 바로 쌍문동입니다. 쌍문동은 반가웠지만, '오징어 게임'은 들어본 적이 없어서 약간 혼란스럽기도 했습니다.
극 중 반복해서 "쌍문동 성기훈"과 "쌍문동 서울대 경영학과 수석 조상우"가 함께 자란 동네로 언급되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응팔'로 쌍문동은 익숙한 동네가 되었을 겁니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영감님'으로 등장하는 오일남에게도 쌍문동이 고향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일남이 의도적으로 우연을 가장해 나타났을 수도 있지만) 편의점 앞에서 기훈을 만난 것도 그렇고 응팔에서 등장하기도 했으면서, 극 중에선 '구슬치기' 게임 세트장으로 구현된 70~80년대 정겨운 주택가에서 살았다고 말한 것을 비춰 미뤄보면 개연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징어 게임'에서 쌍문동은 단순히 주인공들의 나고 자란 동네 이상의 의미였습니다. 실제로 '오징어 게임'을 위한 세트가 아닌 바깥 공간, 다시 말해서 기훈과 상우의 가족과 배경 이야기가 진행된 부분에서 촬영된 장소는 대부분 쌍문동이었습니다.

 

추가) 처음엔 로케이션 선정을 보면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도 이쪽에 경험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징어 게임'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여러 인터뷰에서 쌍문동에 대한 황 감독의 사연이 언급됐습니다.

 

넷플릭스 코멘터리 영상에서 황 감독이 쌍문동이란 공간에 친숙하고 애착이 있던 이유가 짧게 언급됐습니다. 할머니가 어릴 적 시장에서 장사를 하셨고 이 모습들을 보면서 등장인물을 구상했다고 합니다. 쌍문동에서 서울대를 간 상우의 일부 모습이 서울대를 졸업한 감독 본인의 일면이었음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언론 인터뷰에서는 황 감독이 쌍문동 출신임을 밝혔습니다. '오징어 게임' 구상을 하면서 어린 시절의 그 쌍문동 기억이 정말 대들보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극 중 등장해 파악한 쌍문동 이곳저곳을 소개합니다. 출처는 네이버지도입니다.

1. 상우네 생선가게

상우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생선가게입니다. 상우 어머니가 얼마나 자식을 자랑스러워하고 사랑하는지를 보여주는 장소인 동시에 기훈과 상우가 예전부터 얼마나 친했는지, 두 집안이 얼마나 밀접한지를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배경이 됩니다. 또 경찰이 상우 어머니를 찾아 상우의 행방을 묻는 곳이기도 했죠.

이 생선가게는 쌍문동에 있는 백운시장에 있는 건어물 가게에서 촬영했습니다. 시장통 골목과 주변 가게들이 익숙합니다.
건어물가게의 용품들 일부는 그대로 뒀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2. 기훈과 상훈의 진솔한 대화가 있던 곳

참가자들의 투표를 거쳐 각자의 집으로 돌아온 후에 기훈이 상우가 어머니를 몰래 보는 것을 발견하고 두 사람이 오랜만에 자판기 커피를 마시면서 각자의 상황을 터놓고 얘기하는 장면에서 나온 곳입니다. 실제로 '상우네 생선가게'에서 3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평범한 동네 건물입니다.

 

3. 붕어빵 장사

기훈이 '오징어 게임'에서 승리하고 상우의 어머니와 마지막으로 만난 곳입니다. 기훈이 새벽과 약속한 대로 동생을 책임지기 위해 상우 어머니에게 돈과 함께 부탁했죠. 이런 사소한 장면까지도 쌍문동에서 촬영이 됐습니다.

이곳도 시장에서 지근거리에 있는 대로변에 있는 공간입니다. 우이신설 솔밭공원역 2번출구 근처입니다. 위 지도에서 삼우약국이라고 표시된 횡단보도 앞입니다.


4. 병원

기훈의 어머니가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찾은 병원입니다. 결국 돈 문제로 입원하지 않고 돌아옵니다. 모자가 투닥거리는 대화 장면이 병원 입구에서 촬영됐습니다.
쌍문동은 아니고 수유역 근처에 있는 대한병원입니다. 이 동네 살면 한 번쯤은 찾아본 적 있는 익숙한 병원입니다. 강북구 인근에 대형병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쌍문동 사람들도 많이 찾는 병원입니다. 

 

5. 빨간머리...

이정재라는 잘생긴 배우도 소화 못하는 머리스타일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장면, 우승 후 즉흥적으로 빨간색 머리로 염색하던 미용실입니다. 이건 엄밀히 말해 쌍문동은 아니고, 그리 멀지 않은 곳인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동네 미용실입니다.

빨간 머리 이정재가 하염없이 걸어가던 길가까지 보면 기억이 날 겁니다.

 

6. 기훈네 집

넷플릭스 공식 코멘터리 영상에서 황 감독은 기훈의 집도 실제 쌍문동의 한 주택을 빌려 촬영했다고 밝혔습니다. 그 집이 아직 일반 가정으로 남아있는지, 재개발을 위한 철거 직전에 촬영을 했는지 등은 아직 알려진 게 없습니다. 

 

7. 일남과 기훈이 생라면 안주에 소주 마신 편의점

퇴소 후 비오는 날 우연히 편의점 앞에서 만난 두 사람이 소주를 마신 편의점입니다. 덕성여대 국제관 근처에 있는 CU 쌍문우이천점입니다.

이미 언론에서도 조명 받으며 동네 명소가 됐습니다. 다만 2020년 촬영돼 쓰레기통이나 아이스크림 냉동고 등 극과 조금은 다른 모습입니다.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485846629211936&mediaCodeNo=257 

 

[르포]"미국인 사위가 먼저 알아봐 줬어요"..오징어게임 속 '편의점' 북새통

지난 8일 오전 지하철 4호선 수유(강북구청)역에서 마을버스 2번을 환승해 쌍문1치안센터에 내려 골목길을 걸으니 작은 편의점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화제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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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파악한 건 이 정도 장소입니다. 추후 더 파악되는 게 있으면 업데이트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