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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리뷰] 넌 아만다 - 첫 싱글 '소년'



 첫 시작에 대해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처음이니까 가장 독특한 색깔을 강조하자. 처음이니까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역량을 다 보여주자 등 다양하지 않을까. 시작에 대해서 '넌 아만다'는 마치 오래 짝사랑한 소녀에게 처음 말을 건 소년처럼 시작을 열었다. 차분하고, 한참을 준비한 마음을 드러 내면서, 그리고 무엇보다 진지하게 말이다. 대학교에서 친구들끼리 결성된 오래지 않은 밴드에게 느껴지는 풋풋함은 신선하다.


 영국의 많은 슈팅 스타 밴드는 각자 다양한 개성을 가졌지만, 신기하게도 한가지 공통점을 가진다. 각자의 음악에 '영국스러움'이 녹아들어있다는 점이다. 마치 '나는 영연방 출신 밴드예요~'라고 알려주는 모양처럼. 굵은 영국 억양뿐만이 아니라 미국 출신의 밴드, 호주 출신의 밴드에서 느껴지지 않는 그들만의 색깔은 분명 존재한다. 비록 대중의 큰 관심을 못 받고 있지만, 한국의 인디씬들도 이런 특이점이 있다. 델리스파이스, 언니네 이발관, 로로스 등 이들은 분명 각자 지향하는 바는 다르지만, 큰 틀에서 보면 비슷한 향수를 가지고 있고, 이 기시감으로 많은 인디음악 팬들은 다양한 밴드를 사랑한다. 이걸 한국적인 특이점이라 칭한다면, '넌 아만다'의 두 곡 틈에서도 그 특이점이 엿보인다. 충분히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다는 징조다.


 이들의 음악은 차분하다. 가득찬 것을 팍 터뜨려내는 곡의 절정도 없고, 굉장한 카타르시스도 느끼게 해주는 건 아니다. '소년'에서는 전자기타 하나가 가사의 어조를  강조해주는 거 빼면, 시종일관 하나의 감성을 그린다. '밤걸음'은 밤에 걷는 가벼운 마음을 경쾌하게 표현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런 심심함은 감성의 끝없는 발현을 특징으로 삼는 최신 음악의 틈바구니 속 우리에겐 일상의 올곧음처럼 느껴질 뿐만 아니라 매우 반갑기 마련이다. 이들의 음악은 다분히 일상적이다. 월화수목금토일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꾸밈없이 그렸다. 그래서 더 친숙하다.


 짝사랑하는 소녀에게 말을 걸 땐, 어떤 말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소녀에게 다음엔 어떻게 말을 걸어올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넌 아만다'는 두 곡으로 첫 인사를 건냈다 .소년이 소녀에게 건낸 첫 인사는 썩 나쁘지 않다는 건, 벌써부터 '넌 아만다'가 다음엔 우리에게 무슨 말을 건낼지 궁금하다는 걸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