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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저스틴 비버, 이제 놀리면 안 돼!




0. 국제적 망나니

 2009년 15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혜성처럼 팝음악계에 등장한 저스틴 비버는 어린 나이에 유명세를 등에 업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름값으로 잇단 망언을 일삼았고, 여러 구설수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커트 코베인이나 프레디 머큐리 같은 전설급 스타들을 자기와 비교하거나 비하하면서 건방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트위터를 통해 쓸데없이 사방팔방으로 자기의 불호를 어필하면서 긁어 부스럼처럼 없던 안티팬을 만드는 일을 스스로 자처했습니다. 비버가 비판받을 짓을 글로 다 늘어놓으려면 수십 줄, 수백 줄이 되어도 부족할 지경입니다. 비버는 중증 관심병이었고 동시에 스타병에 사로 잡힌 가엾은 가수였습니다.

그렇게 북미를 넘어 국제적으로 비버는 조롱거리가 되었고, 그의 음악은 주로 팬클럽인 '빌리버(Belibers)'를 위주로 소비되었고, 그의 음악은 장난반 진담반으로 그 음악을 들려줌으로 다른 사람들을 고문하는 데 불과한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비버의 소식은 주로 새 음악 소식이 아닌 망언이나 구설수를 통해 소비되는 정도였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그의 유일한 히트곡은 앳된 목소리의 '베이베 베이베' 정도였으니까요.



1. 노력하는 망나니

 비버는 욕을 먹어가면서도 스타로써의 노력은 부단히 한 모양입니다. 사춘기 시절을 지나 변성기를 지나면서 그는 'Baby'를 부를 시절의 미성에서 변화를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굵고 낮은 목소리를 가지게 된 그는 강제로 음악적 진로를 바꿀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앨범 'My World'는 비버를 1963년 스티비 원더가 가진 최연소 빌보드 1위 타이틀을 거머쥐게 하면서 성공적인 디스코그래피를 이어나갔습니다. 어린 아티스트에겐 큰 고비인 변성기를 무리 없이 극복했던 것이죠. 

그는 2012년 세번째 앨범 'Believe'는 더 큰 음악적 진화를 보여줬습니다. 소녀팬들에게만 어필할 수 있는 틴 팝(Teen Pop)이라는 이름을 탈피해 주류 음악인 알앤비나 댄스팝으로 도전을 이어나갑니다. 물론 그는 기존 팬덤으로도 어느 정도 보장된 음악적 성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안주하지 않고 진일보했습니다. 망나니였고 맨날 가벼운 연애질이나 하는 비버는 망나니로만 머물지 않았고, 그렇게 2015년이 밝았습니다.

2015년 그는 4번째 스튜디오 앨범 'Purpose'를 선보였습니다. 이 앨범은 대박이 터집니다. 공동 작업자가 많은 편이지만 그는 앨범 제작과 작곡에 스스로 참여했고, 대표 싱글 'What Do You Mean?'은 친숙하고 중독성있는 EDM으로 비버의 첫 번째 빌보드 싱글 넘버 원이 됩니다. 이로 비버는 최연소 빌보드 차트 1위라는 이름으로 기네스북에 올라갑니다. 2015년 연말에는 음원 깡패 아델의 'Hello'를 1위에서 끌어내리는 기염을 토하면서 비버는 힘자랑의 절정을 찍기도 했습니다. 또 동종업계에 큰 형들 원디렉션도 같은 시기에 신보를 공개했지만, 'Perfect', 'Infinity'처럼 훌륭한 곡이었음에도 비버에 밀려 어깨를 피지 못했습니다. 비버의 2015년은 그야말로 모자람이 없는 한 해였습니다. 평단이 보여준 반응도 시종일관 '호'였습니다. 칭찬해야할 앨범인데 비버를 칭찬해야하는 아이러니한 현실에 민망함을 표현하는 곳도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우리가 비버를 칭찬하는 날이 오다니..'



2. 능력있는 망나니

 이제 비버를 까려면, 정확한 부분만 골라서 까야됩니다. 음악 그리고 노력의 측면에서 비버를 비판하려면 긴 숙고를 거친 후에 해야합니다. 국내에는 팝 소식이 유독 편중되어 공급되는 경향이 있어 슈퍼스타 아델의 소식에 가려 밉상인 비버의 활약은 크게 소개되지 못했습니다.  이제 음악가로써의 디스코그래피나 팝 음악계에서 비버가 차지하는 지분은 어마어마해졌습니다.

비버가 물론 악동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내거나 앞으로 말썽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우리는 음악적으로 비버를 괄목상대 할 때입니다. 더 놀라운 건 아직 비버가 21살이라는 점입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대단한 걸 보여줄지는 아직 모릅니다. 비버는 어쩌면 철부지 시절에 뭣 모르고 욕했던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주인공이 될지 누가 압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