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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리뷰] Noel Gallagher's High Flying Birds - Chasing Yesterday (정규 2집)








 



 오아시스는 장르의 틀에 구애 받지 않는 밴드였다. 세계적이면서 남녀노소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밴드다. 이런 밴드가 해체했을 땐 많은 사람들이 정말로 절망이 무엇인지 느꼈을 정도니까 말이다. 하지만 두 형제가 각자 'Noel Gallagher's High Flying Birds'와 'Beady Eye'로 활동을 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많은 팬들은 큰 위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둘이 경쟁하듯 선보였던 첫 앨범들은 평단과 팬들 모두에게 차가운 매를 맞았다. 팬들이 기대했던 건 사실 노엘과 리암의 서로에게 독립했기 때문에 각자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곡들이 가득 담긴 2장의 앨범이었다. 마치 오아시스 Vol 1, Vol 2로 나눠듣는 행복한 상상이었고,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한 뿌리를 가진 두 밴드는 정신없이 방황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오아시스의 흔적은 그저 옛날에 구입해둔 시디를 찾아 꺼내 듣는 걸로 되풀이해야만 했다.


이런 후퇴 속에서 노엘은 두 번째 앨범을 꺼내들었다. 단도직입적으로, 평단의 점수는 과거 1집보단 좋다. 노엘이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그런 음악이 이번 앨범에는 잘 담겼다. 적당히 신나는 로큰롤과 비교적 단조롭지만 귀에 잘 와닿는 멜로디를 모두 갖췄다. 영연방에서는 차트 1위까지도 밟으며 일렉트로닉 홍수인 팝계에서 로큰롤의 얼굴을 오랜만에 비춰줬다.


모두가 호평에 가까운 의견을 내지만, 사실 여기엔 함정이 숨어있다. 오아시스라는 어마어마한 배경과 그리고 노엘이라는 보장된 송라이터에서 나오는 듣기 좋은 곡은 사실 곡들이 공개되기 전부터 이 밴드에게 보너스 점수를 부여한다. 그러고나서 앨범이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더라도 그 후광효과는 완충 역할을 해주며 악평을 희석해주기 마련이다. 딱 이런 현상이 노엘 갤러거의 하이 플라잉 버즈라는 아티스트에 적용됐다. 그들은 1집이라는 급격한 내리막을 걸었고 그 내리막으로 인해 자신들의 기대치를 떨궜던 경력이 있다. 그리고 노엘은 이번 앨범으로 옛날의 오아시스를 느끼게 해줌으로 앨범에 대한 평가가 과거의 앨범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게 나오게끔 하는 미필적 '함정'을 마련했다.

다시 말해서, 이번 앨범에 대한 (무난한) 호평은 전작의 실패, 그리고 과거 오아시스의 후광 효과라는 역설적인 조합이 만들어낸 얄팍한 성공이다.

사람들은 노엘이 들려주는 새 곡에서 옛날의 오아시스의 흔적을 찾을 때 '와 역시 끝내주는구만!'이라는 반응을 보여준다. 이건 오아시스 식구들에게만 적용되는 그릇된 평가 기준이다. 그들은 아티스트로써 로큰롤을 대표하는 밴드로써 신선한 곡을 선뵀을 때에만 좋은 평가를 받아야만 한다. 이런 앨범을 내고 돈주고 사서 듣을 바에야 집에 있는 옛날 모닝글로리 앨범 먼지를 털고 다시 듣는게 더 좋겠다.



이 앨범은 1번 트랙과 2번 트랙만 듣고나면 들을 곡이 없다. 노엘이 자신감 있어하는 1번 트랙 'Riverman'은 오아시스 후기 앨범 'Don't Believe The Truth'를 듣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노엘에게 모두가 기대할 법한 보컬의 특징이 두드러지면서, 어쿠스틱 기타의 쉬운 코드 진행이 곡을 지배한다. 2번 트랙 'In The Heat of The Moment'는 싱글로 발매했던 킬링 트랙이다. 재밌는 후렴구로 중독성을 가미하기도 한 익숙해지기 쉬운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