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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폴 매카트니의 락쇼'와 디지털 리마스터링 이야기








 한 아티스트가 전설이 되고 누구나 아는 명성을 가지게 되었을 때의 공연은 어떨까요. 그렇다면 그들의 오래 전 공연은 어땠을까요? 스튜디오 앨범은 어딜가나 들을 수 있지만, 그 당시 실제 공연 모습을 접하긴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지금에는 대규모 공연을 녹음하고 영상으로 남겨 라이브 앨범을 제작하고 하지만, 사실 영상으로 콘서트 전체를 DVD나 CD에 담아 그 자리에 올 수 없었던 팬들을 위해 만들어주는 일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영상 기술의 진일보가 20세기 말에 들어서야 매우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70~80년대에도 많은 전설들이 공연을 했었고, 그 공연 실황을 남긴 필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필름 자체는 지금 디지털 극장에서 영사되기엔 너무 품질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점을 극복하게 되는 계기가 등장하면서 2000년대 말에 새로운 분위기가 불기 시작했습니다. 그건 바로 '디지털 리마스터링(Remastering)'입니다. 디지털 리마스터링은 아날로그 원본을 디지털 작업을 통해서 더 나은 화질과 음질로 개선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작업하는 당사자들에겐 꽤나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만, 더 나은 음질과 화질을 선사한다는 점은 두말할 거 없이 엄청난 메리트였습니다.




비틀즈 리마스터링 앨범 세트의 뽐뿌를 참느라 힘들었습니다..


2009년 9월 9일에 비틀즈의 앨범이 리마스터링이 되면서, 과거에 아날로드 매체를 통해 배포되었던 과거의 음반들에게 리마스터링 붐이 일었습니다. 음반 업계에게는 다시 한번 보장된 콘텐츠를 되살려 이윤을 도모할 수 있었고, 팬들에게도 보다 나은 품질로 다시 듣는 것도 매우 반가운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필청 음반들은 물론이고 공연 실황 영상들 또한 디지털 리마스터링이 진행됐습니다. 그렇게 잘 가다듬어진 공연 실황의 대표적인 예는 퀸(Queen)의 1981년에 있었던 몬트리올 공연을 담은 '퀸 락 몬트리올'입니다. 700개의 컴퓨터에서 20여 년의 기간동안 발생한 화상 데이터의 결락, 손실, 이물질 등을 제거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합니다. 2007년에 그 작업이 완성됐고, 국내에선 2011년에 영화관에 올랐습니다. 영화관에서 콘서트를 본다는 게 사실 낯선 경험일 수도 있었지만, 훌륭하게 디지털 리마스터링된 영상은 마치 눈 앞에 프레디 머큐리가 있는 듯 싶었고, 사운드 역시 5.1채널로 분리가 되어 공간감은 물론 해상도도 굉장히 뛰어났습니다. 관객들의 환호 소리도 영화관에서 들으니 색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퀸 락 몬트리올' 포스터




그리고...





 5월에 첫 내한공연을 가지는 폴 매카트니의 '폴 매카트니의 락쇼'가 곧 4월 2일 메가박스에서 개봉합니다. 이 공연 실황은 폴 매카트니가 '윙스'로서 활동하면서 1975년부터 2년동안 있었던 미국 투어의 공연 하이라이트를 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퀸 락 몬트리올'을 극장에서 보면서 공연 실황이 기대 이상의 몰입감과 품질을 선사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어 이번 '폴 매카트니의 락쇼' 역시 엄청나게 기대가 됩니다. 폴 매카트니의 젊은 모습이 어떻게 보여질지 궁금하고, 리마스터링이 얼마나 훌륭하게 되었는지 정말로 기대가 됩니다.

5월 내한공연을 준비하는 팬들에겐 폴의 공연을 예습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은 물론이고, 여건이 되지 못해서 내한공연에 가지 못하는 팬들에게는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윙스에는 폴 매카트니의 와이프인 린다 매카트니도 있습니다. 마침 린다 매카트니의 사진전이 대림 미술관에서 5월까지 하고 있습니다. 어쩌다보니 2015년은 폴 매카트니가 한국에 제대로 소개되는 한 해가 되어버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