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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그래미 어워드 신인상 후보 Courtney Barnett(코트니 바넷) 0. 58회 그래미 어워드 베스트 뉴 아티스트 상 58회 그래미 어워드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쟁쟁한 후보들이 즐비한 가운데 일생일대 한 번 후보에 오를 수 있는 이 상이 누구에게 돌아갈지 귀추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James Bay, Sam Hunt, Tori Kelly, Meghan Trainor라는 쟁쟁한 후보들과 자웅을 겨루고 있는 코트니 바넷은 5명의 후보 중 유일하게 국적이 미국이나 영국이 아닙니다. 그녀는 호주 멜버른 태생이며, 앨범 제작 기간 동안 호주에만 머물렀던 토박이 아티스트입니다. 멀리는 AC/DC부터 가깝게는 Gotye, Lorde 등 꾸준히 훌륭한 아티스트를 배출하는 호주, 뉴질랜드가 또 하나의 스타를 배출해냈습니다. 또한 그녀는 할머니에게 꾼 돈으로 자기..
신영복 선생님을 추모하며 - 그분을 처음으로 만난 건 고2 중간고사 국어 시험이었다. 교과서를 제외하고 책 2권이 시험 범위에 포함된 까닭이었다. 시험을 대비하면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란 책을 읽어야만 했다. 하지만 난 시험 당일까지 책을 읽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별 수 없이 학교 가는 버스 안에서 책 표지만 얼렁뚱땅 읽을 수밖에 없었다. 그 글은 책에서 가장 유명한 글귀였고, 그 내용은 주관식 1번에 보란 듯이 나왔다. 나는 아이구 웬 떡이야 하면서 정답을 맞출 수 있었다. - 고3에도 만날 수 있었다. 급훈을 정하는 과정에서 좋은 아이디어는 나오지 않았고, 이때 담임선생님이 내놓은 제안이 '처음처럼'이었다. 우리는 술을 좋아하는 선생님이 그때 당시 막 출시된 소주 이름을 가져왔다고 생각해서 피식피식 웃고 넘겼다. ..
저스틴 비버, 이제 놀리면 안 돼! 0. 국제적 망나니 2009년 15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혜성처럼 팝음악계에 등장한 저스틴 비버는 어린 나이에 유명세를 등에 업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름값으로 잇단 망언을 일삼았고, 여러 구설수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커트 코베인이나 프레디 머큐리 같은 전설급 스타들을 자기와 비교하거나 비하하면서 건방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트위터를 통해 쓸데없이 사방팔방으로 자기의 불호를 어필하면서 긁어 부스럼처럼 없던 안티팬을 만드는 일을 스스로 자처했습니다. 비버가 비판받을 짓을 글로 다 늘어놓으려면 수십 줄, 수백 줄이 되어도 부족할 지경입니다. 비버는 중증 관심병이었고 동시에 스타병에 사로 잡힌 가엾은 가수였습니다. 그렇게 북미를 넘어 국제적으로 비버는 조롱거리가 되었고, 그의 음악은 주로 팬클럽인 '빌리버(..
셜록 <유령신부>와 우리의 처녀 귀신 #이 글은 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셜록 가 극장가에서 좋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이 굳이 티비를 탈출해 극장에 걸려야하는가는 논란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관객들에게 드라마 을 시청한 사람들만이 온전하게 즐길 수 있을 거라는 언급은 의 어느 프로모션이나 광고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이에 많은 관객들이 '낚시'를 당할 수밖에 없었고, 피해 사례가 인터넷 여기저기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런 논란에도 을 '꽤'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나쁜 번외편은 아니었습니다. 2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은 드라마에 비해서 다소 긴장의 수축과 이완 템포가 느려 긴장감은 부족한 편이었지만, 짜임새는 드라마의 그것과 같았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를 시즌 4의 0회차로 인식..
한 서울대생의 자살에 대해 그저께 한 서울대생이 대학교 커뮤니티에 유서를 남기고 투신자살을 했다. 그것을 둘러싼 이야기는 기자들에게도 매력적이었고 누리꾼들도 떠들기 좋은 소재였다. 일류 대학생 답게 유서 속에 담긴 문장 하나하나는 미려했고, 철학적 고찰이 묻어있었고, 자살의 결심까지 이른 사고과정의 우직함도 엿보였으니 여느 다른 자살과는 다른 콘텐츠였다. 그의 죽음은 처음부터 소비되기 바빴다. 이 사건은 그 과정 속에서도 기자들과 누리꾼들에게 철저하게 오해 당했다. 기자들은 유서 속에서 언급된 '수저색깔론'에 집중해 헤드라인을 내보냈고, 한국에서 가장 엘리트라는 '서울대 학생'에 방점을 뒀다. 게다가 후속 기사로는 고인이 정말로 흙수저 색깔인지 고인의 가정 형편을 조사해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누리꾼들도 고인의 부모가 각각 대..
[리뷰] 영화 시카리오; 인간 일반의 클리셰를 파괴한다. 인간이 유구한 역사 속에서 지속된 문명 속에 사노라면 종종 클리셰들을 만나기 일쑤다. 못된 범죄가 발생하면 주변 상황을 보면서 살인 동기나 방법을 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강간이나 살인 같은 강력 범죄가 어느 정도 추악하냐에 따라 우리 사회에 안겨줄 파급력을 추측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는 스스로 범죄라는 악의 형태를 우리가 경험했던 것을 통해 머릿속에 쌓았으며, 사람들은 마치 하나의 견고한 성을 쌓았다. 하지만 그동안 견고하다고 생각해온 그 상식의 성을 무참히 깨버리고 충격을 안겨준다면 어떨까. 영화 '시카리오'는 법의 울타리 안에서 잔혹한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살아오고, 뉴스로 한정되고 반복되는 범죄만을 마주했던 일반인들에게 삶에서 체득한 인간 사회 클리셰를 무자비하게 박살내주는 영화다. 바로 강력 범..
도리화가, 수지는 도리어 욕을 먹어야만 할까? 도리화가가 개봉하면서, 아니 정확히는 개봉하기 전부터 수지의 연기력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터져나왔다. '이제는 연기하고 싶으면, 아이돌로 데뷔해야 한다' 같은 비아냥은 수지를 조명한 기사 댓글란에 항상 있었고, '연기자' 수지는 대중 사이에서 존중받지 못했다. 심지어 수지 같은 실력 없는 배우를 영화계가 기회를 주기보다 조그마한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연기자의 꿈을 잃어가는 이름 없는 배우들을 적극 기용하라며 영화계를 강하게 질타하는 사람들도 있다. 게다가 인터뷰 중, 배역에 대한 질문에 말실수로 잘못 대답한 사건은 수지가 자기 역할조차 숙지하지도 않고 연기한다며 진지하게 임하고 있지 않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붉어져 나왔다. 수지는 영화 주연이 됐다는 사실하나로 미운털이 박혔다..
영화 채피 속 Die Antwoord; 남아공의 문화 'zef'의 아이콘 0. 채피 (Chappie) 올해 초에 개봉한 영화 '채피'를 어제 보게 됐습니다. 블롬캠프 감독의 의도가 연출 과정에서 중구난방 흩어지는 기분이 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디스트릭스9과 대조되면서까지 혹평을 받았던 영화였지만, 순수한 '인격'을 로봇의 몸을 가지고 태어난 채피라는 주인공의 모습이 흥미로워 재밌었습니다. 영화 이야기는 별개로, 제게 인상 깊었던 건 채피를 부모로서 길렀던 '닌자'와 '욜란디'라는 인물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마치 세기말에나 입을 법한 독특한 외향과 언행을 가졌습니다. 또한 극이 2016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미래적이고 몽환적이었던 이유는 이 커플 갱단이 나올 때마다 흐르는 노래 때문이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기묘하고 별난 음악은 관객들에게도 어지간한 애매한 체험(?)을 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