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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The Killers "I got soul, but I'm not a soldier"는 무슨 의미야?

 

 

 

 

 

Mr.Brightside와 더불어 The Killers의 'Hot Fuss' 앨범의 히트곡 All These Things that I've Done이다. 많은 라이브 무대 영상에서 알 수 있듯 이 곡의 인기는 "I got soul, but I'm not a soldier."으로 반복되는 특정 부분이다. 이 하이라이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나이키 社의 Courage라는 캠페인 영상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됐다. 

 

 

이 영상은 스포츠의 화려한 업적과 성공만을 조명하지 않고 노력, 실패 그리고 좌절도 역시 담아 스포츠에 담긴 밝은 면의 어두운 반댓면을 조명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에게, 말 그대로 courage를 선사하는 듯 보인다.

 

 

더 킬러스의 엄청난 팬은 아니라서 우연히 이 영상을 통해서"I got soul, but I'm not a soldier." 파트가 이렇게 많이 사랑받는 떼창인지 알 수 있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문장에 담긴 의미가 정확히 어떤 걸 은유하는지 궁금해졌다. 

"나는 영혼을 가졌다"는 부분은 우리말의 언어틀 안에서 어느 정도 감이 잡힌다. 하지만 뒤에 "그렇지만 나는 군인이 아니다"는 해석의 여지가 너무나도 열려있다. 혹시 큰 의미는 없는데 soul과 soldier가 비슷한 음운을 가져서 그런걸까? 

그래서 우선은 한번 검색을 통해 알아보기로 했다. 간단한 검색 후, 결과적으로 해외에서도 마치 시를 해석하듯 의견이 분분해보이고, 우리나라도 간단히 푼 아래 해석과 얼추 스펙트럼이 겹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먼저 "나는 영혼을 가졌다"는 영혼이 열정, 노력, 꿈이나 감정과 같은 인간의 순수한 열망과 어느정도 이어져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역접으로 '영혼'에 대칭쌍으로 등장하는 '군인'은 뭘 의미하는 걸까. 

군인은 통상 상명하복의 정신으로 누군가의 명령에 그대로 따른다. 이런 점에서 비춰 감히 판단해보면 "우리는 영혼을 가졌고 그렇지만 남들이 하라는 대로만 하지 않습니다."라고 옮길 수 있다.

이밖에도 Soldier는 군인 이외에 '투사', '일을 게을리하는 사람(게으름뱅이)'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각각을 적용하면 "우리는 순수한 열정을 가졌지만, 무작정 멍청하게 달려들지 않는다.", 아니면 "우리는 영광의 꿈을 가졌지만 그렇다고 게을리하지 않고 (부단히) 노력한다."라는 뉘양스가 된다.

 

나이키 영상에서 스포츠 스타들의 위대한 성취 이면의 노력과 실패들을 미뤄보면 마지막 해석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원곡 가사의 맥락에 문장이 어떤 의미를 띄는지가 나에겐 더 궁금했다. 한번 가사를 훑어봤다.

 

 

 

 

 

 

 

When there's nowhere else to run 

도망갈 다른 곳이 없다면 

 

Is there room for one more son 

저를 위한 자리가 있나요? 

 

One more son 

저를 위한 자리 

 

 

If you can hold on 

당신이 견딜 수 있다면 

 

If you can hold on, hold on 

당신이 견딜 수 있다면 견뎌요, 견뎌요 

 

 

 

 

I wanna stand up, I wanna let go 

이겨내고 싶어요 떨쳐버리고 싶어요 

 

You know, you know - no you don't, you don't 

당신도 알잖아요 - 아니 당신은 모를 거에요 

 

I wanna shine on in the hearts of men 

사람들이 마음 속에서 빛나고 싶어요 

 

I want a meaning from the back of my broken hand 

내 부러진 손등이 무슨 의미인지 알고 싶어요 

 

Another head aches, another heart breaks 

또 다시 머리가 아프고, 또 다시 마음이 아파요 

 

I am so much older than I can take 

내가 감당하기엔 난 너무 늙었죠 

 

And my affection, well it comes and goes 

제 애정은 제게 왔다가도 사라져 버리죠 

 

I need direction to perfection, no no no no 

완벽해질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해요 

 

Help me out 

절 도와주세요 

 

Yeah, you know you got to help me out 

절 도와줘야 한다는 걸 당신도 알잖아요 

 

Yeah, oh don't you put me on the blackburner 

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You know you got to help me out 

당신은 절 도와줘야만 해요 

 

 

 

And when there's nowhere else to run 

갈 곳이 더 이상 없으면 

 

Is there room for one more son 

절 위한 자리쯤은 있겠죠 

 

These changes ain't changing me 

그런 변화가 절 바꾸진 못해요 

 

The cold hearted boy I used to be 

 

늘 그래왔듯이 냉정한 저를요 

 

Yeah, you know you got to help me out 

절 도와줘야 한다는 걸 당신도 알잖아요 

 

Yeah, oh don't you put me on the blackburner 

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You know you got to help me out 

당신은 절 도와줘야만 해요 

 

You're gonna bring yourself down 

당신을 실망시키고 말거에요 

 

Yeah, you're gonna bring yourself down 

당신을 실망시키고 말거에요 

 

 

 

 

I got soul, but I'm not a soldier 

제게도 영혼은 있지만 전 싸울 수 없어요 

 

 

I got soul, but I'm not a soldier

제게도 영혼은 있지만 전 싸울 수 없어요      

 

출처 민지라 쓰고 민디라 부른다

 

 

 

 

 

 

가사는 이렇게 보면 나약하고 빈약한 '나'를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문맥이다. 나는 꿈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빛나고 싶지만(I wanna shine on in the hearts of men.) 완벽해지고 싶은 방법을 구하고 싶다.(I need direction to perfection.) 하지만 여전히 '나'는 부족하기만 하고 결국 꿈만 있지만 (군인처럼) 힘이 없다고 고백하는 부분이 우리가 다루는 딱 그 소절이다.

 

어떻게 보면 원곡의 '나'는 나이키에 등장하는 수많은 좌절과 성공 속에 담긴 인물들의 입장과 매우 유사하다. 좋은 성적과 많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고 스타가 되고 싶지만, 그 목표한 정상으로 가는 길은 험난한 장애물과 고난이 차고 넘쳐 좌절하기 일쑤다.

자, 그럼 이 곡은 결국 나 스스로는 내 꿈을 이루기 힘들다는 것을 말하는 걸까? 나는 결국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빛나지 못하고 사그러들 수밖에 없는 걸까?

 

 

(여러 해석의 여지가 남아있지만) 내 해석과 입장은 "아니다!"라고 할 수 있다.

 

곡은 표면상으로는 남의 도움을 부르짖으면서 자신의 나약한 모습만을 그리는 듯 싶지만 사실은 승리로의 길을 향함을 함축한다.

이는 나 혼자서는 외로이 싸워야하는 고독한 길을 타인의 관심과 응원이라는 도움이 있다면 마침내 달성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문맥에서 나이키가 그 부분을 차용하지 않았을까?)

타인과 함께라면 결국 무엇이든 해낼 수 있고, 결국은 'all these things that I've done'이 과거형이듯 나는 무언가를 해냈다는 것을 곡은 함유하고 있다.

 

그래서 여전히 그 후렴구를 듣고 있으면 없던 힘도 생기고 흥이 나서 빨리 공부를 하고 싶어진다..ㅠ..ㅠ...

 

 

 

 

 

 

 

뱀다리.

영국의 코미디언 Bill Bailey는 이 가사를 "I got ham, but I'm not a hamster."라고 변용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뱀다리2.

2013년 10월 내한 공연에서 더 킬러스는 "I got soul"을 "I got Seoul"로 적은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