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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버스커버스커 "벚꽃엔딩", 2년을 맞은 가요계의 사랑방 손님

파주 송화초등학교 학생들이 그림으로 만든 뮤직비디오


분홍색 꽃은 매년 찾아오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쉽게 질려하지 않는다. 그 사랑받는 벚꽃이 피기도 전에 벚꽃엔딩이 음악차트에 사랑방 손님처럼 반갑게 찾아온지 이제 2년이 됐다. 이제 벚꽃이 만개할 무렵 1위를 찍는 건 싸이가 강남스타일을 능가하는 곡을 가지고 컴백하지 않는 이상 기정사실이 된다고 생각한다. 가장이 되어버린 장범준에게 저작권료 연금이 되어버린 벚꽃엔딩이 올 여름에 태어날 주니어 장과 몇 해 봄을 같이 보낼지 벌써 궁금해진다.

2014년 3월 26일 네이버 뮤직 음원차트에서 벚꽃엔딩이 6위를 기록 중이다



하나의 대상에 주변 대상을 투영하는 건 사람들의 생활방식이다. 아니 그 자체가 어쩌면 우리가 문화라고 부르는 그것일지도 모른다. 여기서 벚꽃이라는 화사하고 낭만적인 대상에 덧붙일 수 있는 콘텐츠는 꼭 있을 수밖에 없다. 가령 벚꽃이 국화 노릇을 하는 일본에서는 관련된 콘텐츠가 홍수를 이룬다. (정작 벚꽃의 원산지는 제주도지만!)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사쿠라는 화투의 2월을 많이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벚꽃에 대한 담론이 많이 없었다고 보는 게 맞다. 하지만 2012년 한 곡은 사쿠라 대표 光으로 등극했다. 그리고 두 해동안 출석체크를 하고 있는 중이다.
혹자는 봄이 되어 벚꽃엔딩이 들리기 시작하면 마치 이번 겨울에 듣고 싶지 않아도 길거리와 티비와 인터넷에 끝도 없이 울려퍼진 Let it go에 느꼈던 권태를 느낄 수도 있지만, 나는 최신곡이 음악 차트를 항상 꿰차고 있는 국내 음악 시장에 하나쯤 사랑방 손님이 생긴 것만 같아서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