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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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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포닉스, 시작과 현재 몇 년 전에 누리꾼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던 것이 있습니다. 홀로포닉스(Holophonics)라고 하는 신기한 음향입니다.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끼고 들으면 마치 나를 둘러싼 360도 사방에서 들리는 사운드였습니다. 미용실에서 머리 손질하는 소리, 머리 근처에서 벌이 날아다니는 소리 등 정말 진귀한 체험을 느끼게 하는 탓에 많은 사람들이 신기할 수밖에 없는 소리였습니다. 그때 인기를 끌었던 건 사실 효과음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홀로포닉스가 유명해진 그 무렵 이런 저런 시도가 많이 시작되기도 했습니다. 5.1채널이나 그 이상의 사운드시스템이 이미 있지만 홀로포닉스가 화제가 된 건 2채널, 즉 단순히 이어폰뿐인 스테레오 환경에서도 그런 체험이 가능했던 까닭이었죠. 사실 이 레코딩 방법은 크게 어려운 절차를 거치..
[리뷰] 도재명 <토성의 영향 아래> 2015년 가장 충격적인 일 중 하나는 로로스의 잠정적 활동 중단이었다. 그 해 한국대중음악상의 주인공이 된 밴드였고, 한국 포스트록의 아이콘으로 우뚝 섰던 그들이기에 몇 년간은 승승장구하리라 쉽사리 기대할 수밖에 없었던 바로 그때 활동 중단 선언이 있었다. 6인조 밴드에 걸린 기대는 거대했고, 그 기대의 높이만큼 팬들의 추락한 기대감에 아쉬움과 실망도 컸다. 그 아쉬움이 사그라들기 전에 발표된 도재명의 솔로 앨범 소식은 그래서 반가웠다. 걸그룹의 신곡 티저 영상만큼 도재명의 티저 역시 반가웠다. 많은 사람들이 출시일까지 손꼽아 기다렸던 앨범이었다. 나도 모르게 도재명 솔로 앨범이긴 하지만 로로스 2집 앨범의 연장선 위에 있는 곡들을 기대했었나보다. 에 담긴 13곡은 그래서 조금 실망스럽다. 곡마다 밴드..
[리뷰] Ed Sheeran <÷(divide)> 2014년 발매한 앨범은 그야말로 에드 시런을 세상에 알리고 세상 맨 위에 올려놓은 작품이었다. 2016년 그래미 어워드까지 그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게 당연했고, 의 영향력이 차분해질 때 그의 3번째 앨범 가 공개됐다. 팬들이 그를 그리워할 틈이 없이 다시 등장했다. 그가 보여준 곡은 락과 힙합을 가미한 전형적인 팝이다. 앨범마다의 독립적인 특색은 없다고 할 수 있고, 다시 말해 그의 음악은 시간적인 변화가 없었다. 이번 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스타일도 없었고 에드 시런답지 않은 모습은 없었다. 리드미컬한 보컬 혹은 부드러운 기타에 멜로디 좋은 구절, 거의 모든 곡엔 양자택일이 있다. 이번 앨범에서 전자는 ’Shape of You’였고, 후자는 ‘How Would You Feel’이 그렇다. 음원 파급력..
[리뷰] 트와이스 'Knock Knock' 트와이스의 신곡 발표는 큰 팬덤으로 인한 화제성, 그리고 대세 걸그룹으로써 음원 시장에 변동을 일으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트와이스는 가장 트렌디한 음악을 선도한다. 트와이스의 진취적인 음악 포지셔닝은 과거 한때 아이돌이 범람하던 시기 양산형 음악만 횡행하던 모습이 사라지게끔 한 역할을 한 셈이다. 즉 적당하고 무난한 곡을 급조해 아이돌이란 포장지로 정성스럽게 포장한다고 시장에서 성공하기 힘든 현실이 요즘 걸그룹 음악 판도다. 그 음악 판도의 정점에 서있는 주인공은 단연 트와이스다. 2015년 10월 'OOH-AHH하게'를 시작으로 'Cheer Up'와 'T.T'로 잇단 3연속 백투백 홈런을 쳐낸 트와이스의 곡은 모두 블랙아이드필승의 '라도'의 작품이었다. 블랙아이드필승이 2009년부터 다..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신인상(Best New Artist) 부문 이야기 59회 그래미 어워드가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미 어워드 본상 중 최우수 신인상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그래미 어워드 메이저 부문은 4개입니다. Record of the year(올해의 레코드), Album of the year(올해의 앨범), Song of the year(올해의 곡) 그리고 Best New Artist(최우수 신인상)이 있습니다. 프로 음악가가 평생에 한 번 받기 힘든 상이라 꿈의 무대라고 여겨지는 건 사실이지만, 전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일부 아티스트들은 상을 무지하게 쓸어 담고 있는 게 그래미 어워드이기도 합니다. 최다 수상자인 게오르그 솔티가 31번을 수상할 정도로 훌륭한 아티스트는 커리어 동안 많은 수십 개에서 적게는 몇 개까지 수상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티스..
도깨비 OST 'Stay With Me' 표절 논란과 NoCopyrightSounds(NCS) 도깨비의 흥행과 관련해서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는 곡이 있습니다. 여느 인기 드라마 OST처럼 도깨비에서 비중있게 활용되는 대표 OST곡이 바로 그 곡입니다. 이승주, 로코베리가 작곡하고 찬열과 신인 힙합 가수 펀치가 부른 'Stay With Me'라는 곡입니다. 이 곡이 유난히 사랑 받는 이유는 곡 도입부에 담긴 전자 기타 리프입니다. 공유와 이동욱의 치명적 분위기와 신비스러운 존재감을 부각하며 멜로와 유머로 자칫 흔들릴 수 있는 극의 무게감을 다시 원래 자리에 돌려 놓을 수 있는 막강한 무기이기도 합니다. 드라마의 인기에 1박2일이나 무한도전 같은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수 없이 실리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곡도 유명해질 수록 불편한 주장도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도입부의 바로 그 곡..
Pussy Riot의 트럼프 비꼬기; <Make America Great Again> 그들의 등장은 세계를 뒤흔드는 장면이었습니다. 그 어떤 신인 밴드보다 강력했습니다. 음악 방송도, 뮤직 비디오도 아닌 전세계 뉴스를 통해 데뷔했습니다. 2012년 2월, 그들은 복면을 쓰고 러시아의 상징인 크렘린궁 인근의 한 구세주성당 제단에 올라가 라는 노래를 부르며 춤을 췄습니다. 이들은 공연을 1분도 하지 못하고 내쫓김 당했습니다. 푸틴의 심기를 거슬린 죄로, 체포 당했고 멤버 5명 중 2명이 종교 증오 조장 및 난동 혐의로 징역 2년형을 선고 받고 1년 10개월을 감옥에서 보냈습니다. 이 사건은 권력이 푸틴에게 유난히 강력하게 집중된 러시아에서 보기 드문 반푸틴 운동이었고,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곳곳에서 해외토픽으로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폴 매카트니 등 서방의 유명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이들에 대..
밥 딜런의 가사, 우리의 현실에도 인용할 수 있는가? 아티스트중에서 법원이 가장 많은 인용을 했던 주인공은 누굴까. 답은 어렵지 않다. 밥 딜런의 오랜 수식어 중 하나가 '노벨 문학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아티스트였고, 또 '법원에서 가장 많이 인용하는 가사를 쓴 아티스트'로도 이름값을 높였다. 그는 2011년 기준으로 법원에서만 186번 피인용되었고, 74번으로 2위에 자리한 비틀즈와도 큰 격차였다. 판사는 판결문에서 밥 딜런의 가사 한 줄로 수십 줄의 근거와 설명을 대신할 수 있었고, 누구나 알 수 있는 가사를 통해 축약의 묘미를 발했던 것이며 결국 판결에 있어서 탁월함도 취할 수 있었다. 가장 유명한 가사 중 하나는 '바람이 어디서 불어오는지 알기 위해서 일기 예보관이 필요한 건 아니다(You don’t need a weatherman to k..